바람이 읽는 詩

마음의 정거장 / 김 명 인

먼 숲 2007. 1. 29. 11:08

 

 

 

 

 

 

 


마음의 정거장

 


                                   김  명  인 

 

 

집들도 처마를 이어 키를 낮추는

때절은 국도변 따라 한 아이가 간다

그리움이여, 마음의 정거장 저켠에 널 세워 두고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면

저기 밥집 앞에서 제재소 끝으로

허술히 몰려가는 대낮의 먼지바람

십일월인데 한겨울처럼 춥다

햇볕도 처마밑까지는 따라들지 않아

바람에 구겨질 듯 펄럭이는 이발소 유리창 밖에는

노박으로 떨고 선 죽도화 한 그루

그래도 피우고 지울 잎들이 많아 어느 세월

저 여린 꽃가지 단풍들고

한 잎씩 저버리고 가야 할 슬픔인 듯

잎잎이 놓아 버려 텅 비는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