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모 차 / 박 해 람
유 모 차 / 박 해 람
버려진 유모차 한 대를 힘없는 노인이 의지하며 끌고 간다.
가만히 보니 유모차 한 대가 굴러가고 있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이 오전의 시간이
사진 - 네이버 캘러리홈
■ 나는 어머님이 지금 가장 의지하고 있는 저 유모차에 대해 꼭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던 차 박해람 시인의 詩를 보게 되어 옮겨 왔다.
어머니가 유모차를 밀고 다니신 지가 십여년이 넘었으니 그 어는 자식보다도 손이 되고 발이 되어 준 가장 효자가 저 유모차다. 지팡이보다도 편한 것은 유모차를 미는 힘으로 다니시고 유모차에 당신이 필요한 모든 농자재며 간식까지 싣고 다니는 자가용이기 때문이다.
내장이 다 드러나고 뼈마디만 남은 저 유모차나 앙상하게 말라붙어 삭정이같은 당신의 팔다리나 똑 같아 동변상련처럼 밀어주고 끌어주며 온 동네를 같이 다니신다.
효자는 저렇게 늘 수족이 되어주고 가까이서 아픔을 헤아려 덜어주고 언제나 느린 마음으로 행보를 같이 해주는 비록 쓸모없고 낡았어도 하루 삶의 바뀌를 굴려주는 유모차가 아닐까?
아! 어머닌 아직도 마른 젖가슴을 내 놓고 저 유모차에 우리 자식들을 싣고 세상속으로 밀고 가시는 건 아닐까?
어머니! 아직 제 곁에 계심에 고맙습니다. 불효자더라도 늘 옆에 계서 주세요.
2005.5.7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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