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틸 뵈욘스태드-북구의 서정
노르웨이 출신의 케틸 뵈욘스태드(Ketil Bjornstad)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또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이기도 하다. 정규 클래식 교육을 받던 그는 17살이던 69년에 솔로이스트로 처음 데뷔하였다. 이후 재즈와 실험적인 음악에 심취하게 되면서 그는 에릴드 안데르센(Arild Andersen), 욘 크리스텐센(Jon Christensen) 등과 자신의 그룹을 결성, 73년부터 앨범을 발표하며 노르웨이 재즈 신에 부상하게 되엇다. 필립스 레이블에서 유러피안 스타일의 음반을 발표했던 그는 특히 ECM레이블에서 테르에 립달(Terje Ripdal), 데이빗 달링(David Darling) 등의 뮤지션들과 물에 관한 연작 형식의 앨범을 발표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한편 그는 장-뤽 고다르의 영화 [Forever Mozart]를 위한 곡을 작곡하기도 했으며 대만의 영화감독 후 샨 홍의 영화에 이미 만들어진 사운드 트랙이 아닌, 영상과 이미지에 맞는 새로운 가상의 사운드 트랙을 만들어 [BEFORE THE LIGHT]라는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이 음반은 영국의 November 레이블에서 2002년에 처음 발표되었으나 최근 EmArcy에서 리마스터링 되어 재발매되었다. 2000년들어 ECM을 떠난 그는 EmArcy 레이블에서 포크적이며 에스닉한 경향의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비록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ECM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들 중에서 극한적인 심미주의를 추구하는 아티스트중 대표적 피아니스트라 할 수 있다. 1952년생으로 오슬로, 런던 파리 등지에서 클래식을 공부했고 10대 후만에는 오슬로 필하모닉의 솔로이스트로 활동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마일스 데이비스의 "In a Slint Way"앨범을 듣고 재즈를 향한 자신의 열망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In a Slint Way"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 중에서 특히 미니멀니즘과 관련한 절제된 표현이나 분위기들이 비온스태드의 작품들에 많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의 연주는 화려함이나 불같은 기교를 자랑하기 보다는 정밀한 코드의 구성과 그러한 코드에 기반한 기본적인 음들의 나열로 음악을 진행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코드 또한 복합적인 요소들을 피하는 대신 인간의 감성상 편암함을 지속시킬 수 있는 구성과 진행을 보여주고 있으며 라인 역시 코드의 기본음만을 나열한다는 인상을 받을만큼 소박한 표현들로 일관하고 있다.
<앨범 THE SEA중에서>
The Sea II
<앨범 Floating중에서>
■ 북극의 우울하고 창백한 서정을 느끼게 하는 케틸 뵈온스태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얼마 전 어느 블로그 지기가 소개한 그의 멋있는 디스크 자켓에서 비롯된다. 그렇게 우연한 만남으로 듣게 된 그의 음악은 어느 분의 말처럼 가을에 그의 음악을 듣는 것은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잔잔한 호반에 드리운 산그림자나 달빛처럼 처연하지도 않고 차고 맑은 투명함이 먼저 가슴으로 젖어 든다. 위에 소개된 그에 대한 평가처럼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음색과 작은 반복의 라인이 쓸쓸하고 편안하다. 특히 David Darling의 깊은 첼로 소리와의 울림은 십이월의 빈 벌판에서 듣기에 가슴 시리지만 그 서정이 참으로 첫눈처럼 선명하다. 자료를 검색하여 올리는 데 며칠 걸렸지만 그의 만남은 이 초겨울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아래 자켓 " The River" 사진만으로도 그의 깊은 감성을 보여준다. 회색의 아침에 듣는 서리꽃의 명징함이다.
2006. 12.6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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