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의 여백

『피사로』 그림 속의 전원 교향악

먼 숲 2007. 1. 26. 15:02
 
 
 

 

 

 

 

 

Camille Pissarro, 까미유 피사로 (1831 ~ 1903 )

 

 피사로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로 서인도제도의 세인트토마스섬 출생하였다.1855년 화가를 지망하여 파리로 나왔으며, 같은 해 만국박람회의 미술전에서 코로의 작품에 감명받아 그로부터 풍경화에 전념하였다. 그리고 몇 차례 살롱에 출품하였으나 번번이 낙선하고 1870년의 프로이센-프랑스전쟁 때는 런던으로 피난하여 그곳에서 모네와 함께 터너 등의 영국 풍경화를 연구하였다.

 

전후에는 파리 북서쪽 교외에 정주하면서 다시 질박한 전원풍경을 연작,1874년에 시작된 인상파 그룹전에 참가한 이래 매회 계속하여 출품함으로써 인상파의 최연장자가 되었다. 1872년 폴 세잔이 퐁투아즈에 와서  피사로와 합류했는데, 피사로와 세잔은 약 20년동안 서로 가까운 곳에 살면서 그림도 나란히 함께 그리고, 서로 새로운 기법이나 스타일을 시도해 보도록 격려해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각자 자기만의 독특한 화풍을 간직하고 있는데 세잔은 보다 강렬한 느낌의 그림을, 피사로는 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그림을 그렸다.

 

피사로의 그림들은 결코 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1870, 1880년대에 그는 주요한 모티프로서 단지 집과 공장, 나무, 건초더미, 들판, 일하는 농부들, 강의 풍경들을 사용했다. 형태들은 흐릿하지 않고 뚜렷하며 색채는 강렬했다. 그의 작풍은 인상파 특유의 기법을 바탕으로 수수하면서도 견실성을 보여 모네와 시슬리보다 한층 구성적인 면에 특색을 보였으나, 1850년대 중반경 한때 쇠라의 점묘법에 끌려 밝고 섬세한 규칙적인 필법에 의한 작품도 남겼다. 그는 오랫동안 재정적으로 어려웠으면서도 인상주의 그림에 대해 신념을 잃지 않았으며 심한 눈병에도 불구하고 후기에 가장많은 좋은 작품을 그렸다.

 

 

 

 

Artist's Garden

 

 

Woman Placing Her Wash

 

Shepherdess and Sheep

 

Peasants Carrying a Basket

The Path in the Village

 

 

The Church and Farm of Eragny

 

 

Landscape at Chaponval

 

 

Paysannes Assisses, Causant

 

 

In the Garden

 

 

Village Near Pontoise

 

 

An Enclosure in Eragny

 

Father Sawing Wood, Pointoise

 

 

The Pea Harvest

 

 

The Servant Seated in the Garden

 

 

The Garden in Springtime at Eragny

 

 

 

 

Resting in the Woods at Pontoise,

 

 

■  한 두시간 도심을 벗어나 교외로 나가면 강둑을 따라 포플러나무가 눈부신 이파리를 흔들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신록으로 우거진 산그림자가 마을 밭고랑까지 내려와 콩밭 이랑을 기고 있는 한가롭고 적막한 전원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보리가 누렇게 익어 타작할 때가 되면 마늘을 캐고 텃밭엔 고추와 오이가 꽃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렁주렁 달려 자란다. 그리고 기세좋은 여름 푸성귀들이 손을 뻗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사이 여름은 점점 늘어진 하품을 하며 길게 누우려 한다. 가끔 마음의 창을 열어 그러한 목가적인 전원의 서정을 동경하다가 빛을 그리려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보고 싶었다.

 

세잔느, 모네, 고호등 많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들은 너무 많이 접할 수 있어 눈에 익었으나 여기 올린 피사로의 그림은 강렬하지 않은 만큼 나에게도 익숙치는 않았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유순한 초여름의 느낌으로 다가오고 목가적인 도플러의 헝가리 전원환상곡을 듣는 듯 평화롭고 풍요로웠다. 하여 그의 많은 그림중에서 부드러운 풀빛 그림들을 골라 푸르고 아름다운 시골 여름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었다. 청빈한 농촌의 일상과 푸르른 여름의 언덕, 깊어진 숲으로 쏟아지는 빛과 그림자의 부드러움, 꽃과 싱그런 풀섶이 만들어 내는 한가로움에서 나는 전원의 평화와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뻐꾸기 소리 들리는 오후, 저 숲 어드메쯤에서 달콤한 오수에 들고 싶다.

 

 

2006.6.16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