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을 따라서
중앙선이란 노선은 어딘가의 한복판을 가로질러간다는 것 소실점처럼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이 한가운데로 모아지는 지점은 어딜까 중앙선 기차를 타면 교외선처럼 변두리를 도는 목적지의 한가운데로 직행할 것 같은 느낌이지
청량리에서 한가로운 오전 열시쯤 기차를 타고 답답한 서울의 외곽을 벗어나 도농-덕소-팔당-능내-양수-국수-아신-지평 등 생경한 이름의 작은 역사를 지나면서는
그런데 말야 중앙선이란 이름에서
좌석이 남한강을 바라보는 푸른 창가였으면 좋겠네. 흐르는 강을 따라 차창에 턱을 괴고 차창에 반사되는 자신을 보면 비로소 내 안의 그림자까지 드러나고 내게로 되돌아오는 방랑이었지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그 허허로운 봇짐 산나물의 향취가 싱싱한 어느 허름한 주막에 들르거든 이름모를 낯선 역에 내려 이방인처럼 어느 소읍을 어슬렁거리다 거리가 낯설고 쓸쓸하면 인정이 그리운 마을을 찾아 시골버스를 타고 태백산맥 기슭의 산마을을 찾아 보게나
산과 강과 그리운 고향을 찾아 마음의 길을 내며 홀로 어디론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내 마음의 중앙에 평화가 드리우길 바라네
2001.4.20일. 먼 숲
■ 옛 글 "추억의 오솔길" 중에서
<사진 김 선 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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