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산그림자

이제 해동되지 않는 그 무엇들이

먼 숲 2007. 1. 26. 08:49

 

 

 

 

 

 

 


 

woo

 

 

 

하루 휴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 다 나간 빈 집에서의 호젓함인데
이완되지 못하는 이 긴장감.
잔뜩 할 일이 있는 것 같은
미진한 마음의 상태입니다.

아마도 쉴 자리가 아닌가 봅니다.
쉴 때가 아니겠지요.
최대한 거릴 둔다고 생각해도
아등바등대는 속모습을 감추고 맙니다.

대충 빈 자리를 정리하다
우연히 냉동고를 열게 되었습니다.
꽉 찬 냉동물들이 허옇게 성에를 달고 쟁여져 있습니다.
그 중 무엇 하나를 꺼내자

와르르 도미노현상처럼 무너지는 냉동물
검은 비닐 주머니로 얼려져 있는 것이
발 아래로 툭 떨어집니다.

내 안에 어딘가에
저렇게 돌덩이처럼 굳어져 있는
죽어있는 냉동물이 가득 쌓여 있는 것 같았지요.
이젠 해동되지 않는 그 무엇들이...

우기의 계절에
여전히 젖고 눅눅한 글을 쓰고 맙니다.
아마 그게 본성일겁니다.
결코 늙진 않았지만
그만큼 살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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