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산그림자

금관악기 소리가 나는 화창한 오후에

먼 숲 2007. 1. 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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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화창한 오후는
맑은 금관악기의 소릴 냅니다.
차고 명쾌한 그 소리가 퍼지는 한낮엔
때없이 먼 雪國을 그리워 하기도 하지요.


만년설보다는
눈이 무릎까지 쌓인 평원이나
설해목이 있는 고원지대의 설경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어느듯 십이월도 반쪽만 남고
벌써 새해의 카렌다가 달려 있습니다.
허나 아쉬워 할 나이는 지났고
지나는 세월이 섭섭할 뿐입니다.


한동안 겨울에 익숙치 못했던 시선들이
제법 그 황량함에 낯익어 갑니다.
지나치면서 보이지 않던 겨울의 아름다움을 보게 됩니다.

 

지금사 생각하니
나무의 아름다움은
벌거벗은 나목의 모습인것 같습니다.
추워 보이는 나무의 누드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곡선들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요샌 무수히 뻗은 잔가지의 아름다움을 자주 느낍니다.

 

강가를 따라 가는 출근길엔
가끔 살얼음의 투명함도 보게 됩니다.
사는 게 살얼음판 같은 요즘이지만
아름다운 눈으로 보는 겨울의 풍경은 또 다르게 다정한데
더불어 사는 인정을 보는 마음은 아직 춥고 시립니다.


자신조차 문을 닫고 사는 삭막함에선
돌아보는 인정은 차갑게 식어 있을 것 같습니다.
각박하게 사는 나 자신부터 손을 내밀어
사랑의 온기를 나누는 악수를 하고 싶습니다.
헌데 그게 그리 잘 되지 않는 이 팍팍함
자꾸 움추러드는 마음을 펴 보려 합니다.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