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라는 쓰라린 이름마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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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閒 談
변하는 계절따라
흐르는 시절따라 하루를 사는 범부로서는
가을은 위대하다느니 하는 말 뜻은 모릅니다.
거둘 것 없는 생을 살면서도
늘 채워지지 않는 욕심에
공복처럼 허한 하루를 살면서도
지우고 싶던 과거들이
늘 진행형처럼 머물던 걱정들이
현재완료형으로 여물어 가는 때가
이 가을입니다.
모자라고 뒤쳐진 모습의 상처들이
아프게 덧나지 않고
나름대로의 지문처럼 굳어져 가는 것을
제 스스로의 일부라고 거둬들이고
유순하게 인정하는 때가
이 가을입니다.
순간순간 종결지을 수 없는 생
이 가을엔 상처라 생각했던 부분도
아픔이라 여겼던 기억까지
성숙해지기 위한 값진 과정이였다고 여기며
가을엔 그 자리들을 아물리며
떠나 보내는 것은 어떨런지요.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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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