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입동의 세월

먼 숲 2007. 1. 26. 02:17
 
 

 

 

  

 

 

하룻밤  된서리로

귀밑머리까지

하얗게 세버린 세월

까맣게 염색약 발라

삼십분 후면 지워버릴 수 있는데

 

찬바람 불어

쇄골까지 드러난 시들음

가릴수가 없구나

 

주름지고 늘어진 군살도 부끄러운데

뼈속으로 드는 통증

말 못한 채 서럽기만 하다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늙어감 막을 수 없음 순리라 해도

빈 벌판에 찬서리 내리면

가슴 시린 쓸쓸함 야속하구나

 

살수록

등 보이는 그림자

골 깊이 저무는 외로움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찌 설명하리

문득 느껴지는 식어진 체온을

 

 

2005.11.14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