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된서리로
귀밑머리까지
하얗게 세버린 세월
까맣게 염색약 발라
삼십분 후면 지워버릴 수 있는데
찬바람 불어
쇄골까지 드러난 시들음
가릴수가 없구나
주름지고 늘어진 군살도 부끄러운데
뼈속으로 드는 통증
말 못한 채 서럽기만 하다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늙어감 막을 수 없음 순리라 해도
빈 벌판에 찬서리 내리면
가슴 시린 쓸쓸함 야속하구나
살수록
등 보이는 그림자
골 깊이 저무는 외로움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찌 설명하리
문득 느껴지는 식어진 체온을
2005.11.14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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