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마음의 정물화 』
가을을 배경으로 나는 너에게
고즈넉한 정물화가 되고 싶다
나를 향하던 밝은 빛과
내게 남은 그림자 모두 거두어
정지된 시간의 액자속에 담아
빛 바래지 않는 그림이 되고 싶다
이젠 농익은 삶의 향기 배인
질곡의 세월을 살았지 않은가
어느 여름날 짓무른 상처도 아물고
한 생의 표피는 굳어간다
기다림의 간이역을 지나와
시고 떫던 사랑도 익어
때가 되면 버릴 줄도 아는 가을
그리움 어두워지기 전
내 가난한 菓木의 열매 중
빛고운 사랑의 菓實 서너개 골라
오래 남을 정물화 한 폭 되고 싶다.
2004.9.15. 紫雲山

<수채화 김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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