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숲 2007. 1. 26. 01:10
 

 

 

 

 

 

 

hoo

 

 

 

 

『 늪에서』

 

 

때묻은 세월로 점철된

지난한 삶이 저 늪이였던가

깊이도 모르는 수면위에서
잠시 꽃으로 머물고 있는 순간


우린 자주 어둠속의 늪으로
허허로운 자맥질을 한다

건질 것 없는 막막한 늪에서
빠지고 지치는 허우적임에


날마다 가위 눌린 꿈 꿀지라도
몽환에서 깨어난 아침

수련처럼 꽃으로 떠서 산다


생의 물비린내 역겨워
쓰러진 수초처럼 누워 있어도


부평초처럼 뿌리 내리지 못해도
바람 일렁이는 물그림자로 산다

 

나를 위해 젖어 있는
산그림자의 허릴 잡고 산다.

나를 향한 그리움으로

마냥 서서 지켜보는
푸른 미루나무 눈빛으로 산다



2002. 9.19일. 紫雲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