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목단꽃처럼 붉은 심장 있어
감정의 홍수 이루는 오월에도
선홍빛 피돌기 흐려지지 않았고
사막의 마른바람에도
붉은 꽃잎 시들지 않고
선지빛 더운 피 응고되지 않았다
신열이 낭자하던 젊음은 가고
흐드러진 꽃잎자리에
응어리 풀린 세월 핏물처럼 흥건하다
붉다는 것은 아픔처럼 푸르다
뚝. 뚝.
꽃잎지는 소리에
목단꽃처럼 붉던 마음
두견새 우는 저녁이면 하얗게 아프다
슬픔이 가벼워지는 날
아직 식지않은 체온의 살에
붉은 머큐로움을 바른다
가슴에 목단꽃을 그린다.
2004.5.15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