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십일월의 사이 』
늑골 사이로 허한 바람이 지나면 마른 수숫대의 서걱거림 사이에 십일월의 그물을 친다.
티끌만한 고독조차 걸리지 않는 흔적없는 바람의 쓸쓸함 한 조각 절망마져 빠져나가는 허허로운 이 틈 새

그리운 것들은 우 우 바람소리로 사라지고 기다릴 것도 없는 무서리빛 깨끗한 표백
소진된 기억조차 십일월의 벌판을 지나 헤진 가슴의 그물망을 빠져 나가는 가슴 시린 계절
머얼리 쇠잔해진 나무숲 너머 기다림의 반대편에선 첫눈이 오겠지.
2003.11.1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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