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숲 2007. 1. 25. 22:13

 

 

 

 

       

 

 

 

 

 

 

 

 

 

『 입춘맞이 』

 

 

 

 

거북바위 등허리로

녹아 내린 잔설 아래
옹이 진 물소리 아직 손 시린데
양지녘 다복솔과 노간주나무는
어깨의 눈 털고 겨울 옷 벗었네.



풍경소리 멎은 추녀 끝 
고드름은 실로폰 음계처럼 매달려
오색의 단청 소리로 영롱한데
산수유 빛 입춘맞이 햇살은
부처님 눈가에서 어렴풋이 미소 짓네.



북한산 문을 열고
산신각 앞 목련나무 꽃눈에
봄빛으로 촛불 켜고
잎눈처럼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새 봄을 봉축하오니



허물 벗어 消滅하고
마음의 싹 돋아 내어
지혜의 눈 틔워 주시옵고
開眼의 마음 열어 주옵소서.

 



2001.2.4일. 입춘맞이 법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