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입춘맞이 』
거북바위 등허리로
녹아 내린 잔설 아래 옹이 진 물소리 아직 손 시린데 양지녘 다복솔과 노간주나무는 어깨의 눈 털고 겨울 옷 벗었네.
풍경소리 멎은 추녀 끝 고드름은 실로폰 음계처럼 매달려 오색의 단청 소리로 영롱한데 산수유 빛 입춘맞이 햇살은 부처님 눈가에서 어렴풋이 미소 짓네.
북한산 문을 열고 산신각 앞 목련나무 꽃눈에 봄빛으로 촛불 켜고 잎눈처럼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새 봄을 봉축하오니
허물 벗어 消滅하고 마음의 싹 돋아 내어 지혜의 눈 틔워 주시옵고 開眼의 마음 열어 주옵소서.
2001.2.4일. 입춘맞이 법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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