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위의 날들

사막위의 기도

먼 숲 2013. 4. 2. 10:08

 

 

 

 

 

 

 

 

 

 

 

 

 

 

 

 

 

알라. 아크바 알라!  알라. 아크바 알라!

 

 

하루 다섯번씩 울려오는 모스크의 기도소리

사막을 깨우며 멀리 멀리 울려 퍼진다

경건한 그들의 기도는 낙타의 영혼을 닮았을까

멀고도 순종적이다

 

모스크의 초승달이 뜨고

사막의 별이 쏟아지는 저녁이 되면

열풍이 식은 광야에 나가 앉아

뜨거운 챠이를 나눠 마시는 아라비안들

난 미지의 별에서 온 이방인이 되어

그들의 노래소릴 듣는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 모래바람 날리는 황무지에서

살아 갈 길 막막해 보이는데

더운 사막에 머릴 조아리는 그들의 기도는

숭고하고 평화로웠다

 

 

알라. 아크바 알라!  알라. 아크바 알라!

 

그러나 혼란스런 나의 종교는

그대들처럼 순결하지 못하다

길을  잃은 사막에서

 내 안에 뜨는

푸른 별을 찾기 전까진

 

 

 

2013년 4월 8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