隱居를 꿈꾸다 고립을 건너다 먼 숲 2012. 6. 18. 10:56 협곡처럼 가파른 마음골도 무너져내려 나즈막히 뭉그러진 길이건만 내 마음은 폐가처럼 방치되어 오가는 이 없다 내가 누군가에게로 오가는 외줄길이 막히면서 고립의 순간들은 깊어지고 무심해져 어느사이 평온한 유배지로 둥지를 틀고 있다 외로움은 스스로 등을 돌린 고립의 습성이다 어느날부터 나는 마음의 물꼬를 막은 채 흘러가는 물길을 망연히 바라볼 뿐이다 내게로 오는 징검다리마져 거둔 채 종종 낮달처럼 혼자 외로워 폐쇄된 숲의 길목에 앉아 누군가 찾아 오길 기다리고 있다 날마다 그리워하는 그 사람은 먼 변방에서 돌아오지 않은 나 자신일 것이다 난 스스로 고립된 내륙의 오지(奧地)다 2012년 6월 20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