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노스텔지어
오월 , 숲에서 숲을 보다
먼 숲
2012. 5. 11. 12:58
가끔 가슴 벅차게 차오르는 데 표현이 궁색해지는 게 종종 있다 점점 살수록 표현보단 마음으로 느끼고 말을 아껴야 함을 알게 한다 어떤 글과 말로도 무량함을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은 평화롭고 아름답다 온 세상이 짙게 푸르러지는 오월의 녹음이 그러하다 일제히 푸르러지는 초록은 聖地를 향한 순례자들처럼 성스럽다 유록에서 갈매빛으로 산과 들이 한몸이 되고 하나의 색으로 통일되는 오월 나도 푸른 녹음으로 물들고 젖어들고픈 싱그러운 신록의 계절이다 모든 걸 아우른 숲은 분절되지 않는 수식어고 분해할 수 없는 성스런 이름이다 그래선가 숲은 내가 가까이 가고픈 이데아고 이상향의 세계다 늘 마음속에 자리한 멀고 먼 샹그릴라일 것이다 살면서 힘겹고 어려운 고통과 짐들이 숲에들면 치유되고 가벼워진다 그렇게 오월의 숲은 힐링의 숲이고 내가 죽어서 돌아갈 마음자리다 초록바람이 불고 서늘한 초록 산그늘이 깊어진다 멀리서 바라보는 성스럽고 푸르른 숲은 산을 이루고 산은 내가 다달을 수 없는 신령스런 경계이고 영혼의 안식처다 난 오늘도 어지러운 속세의 경계에서 숲을 향한 작은 오솔길을 찿고 있다
2012년 5월 14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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