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노스텔지어
뒷 모습에 울다
먼 숲
2012. 1. 31. 16:44
살아가며 내 등뒤로 남겨지는 그림자를 보려하지 않았다 앞과 뒤가 다른 내 모습을 모르는 척 앞만 보고 살았다 외면하며 지워버리고픈 발자욱들속에 서 있는 내 뒷 모습 나를 따라 오기도 하지만 이젠 멀리 떨어진 거리라 생각했는데 해마다 눈이 쌓이고 눈이 녹으면서 사라질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다 돌아보면 또렷하게 굴곡진 족적이 각인처럼 깊다 쓸쓸히 남겨지는 발자욱을 뒤로 하며 애틋한 이월의 시간이 온다 쌓인 눈 녹아 봄이 오면 그 발자욱에 새싹 돋을까 이젠 가끔 홀로 남겨진 내 남루한 뒷모습을 기억하고 싶다 언제나 뒤에 있어 볼 수 없는 또 다른 내가 그립다 점점 뒤에 남겨지는 그림자가 쓸쓸해지고 외롭다 잔설처럼 남은 그리움의 언저리로 바람이 분다 아득한 기억의 숲까지 눈이 내리면 이월은 늘 시작도 없이 초승달같은 끝으로 기운다
2012년 2월 1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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