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을 닮다 비와 음악 6 먼 숲 2011. 7. 4. 21:34 Rain dance 雨 中 深 思 긴 雨期가 이어진지 꽤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비오는 날이 좀은 불편해도 싫지않게 잘 견디는 건, 근래 내 안의 세상도 흐려있거나 비가 오는가 보다 다행이 우울하거나 침체되어 있는 건 아닌 것 같으나 이 雨期속에서 젖어있는 마음을 본다 긴 장마에도 격해지는 침울함이나 눅눅함에서 오는 회색빛 내면에 갇혀있지 않는 걸 보면 분명 내 지나친 감상도 무뎌지거나 올드해진 까닭도 있으리라 아니면 해마다 찾아오는 계절적 변화에 상관없이 나는 지금 커다란 중압감에 매여 있는 것임을 안다 그렇다, 유월부터 내 머릿속엔 몇가지 문제들이 무거운 구름처럼 떠 있다 이런 저런 사는 걱정들이야 늘 그렇게 비구름처럼 흐려있다가 쏟아지기도 하는게 정상이지만 점점 다가오는 입시생을 둔 부모의 마음이 조금씩 불안해지고 심사가 참으로 무겁고 긴장된다 이런 마음을 보이는 건 딸에겐 부담 될 수 있어 크게 내색은 않지만 속마음은 늘 좌불안석이다 모든 게 순리에 따른다 생각하지만 그건 변명일 뿐이지 벗어날 수 없는 이 입시지옥에서 욕심일지라도 내심 내 아이의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한 게 부모 마음일게다 더구나 요새는 제 스스로 선택하고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고집하는 일관된 생각앞에서 아이에게 모든 걸 혼자 짊어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하고 안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그 애 나이땐 절망과 체념상태가 깊어 희망도 없이 혼자 속앓이를 하며 아파했다 누군가 내게 미래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길잡이가 되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너무 외로웠기 때문이다 그래선가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가 이루어주길 바라는 속마음을 숨기며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며 미래를 꿈 꾸는 아이한테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는지 모른다 비록 아이의 인생일지라도 그애도 지금 힘겹고 불안하고 초조할텐데 부모로서 이 혼란한 세상길에서 어떤 인생길을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이 앞선다 그런 그애한테 어떤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인데 그저 손을 놓고 지켜보아야 하는 심사가 복잡하다 더구나 요즘 불안한 미래를 사는 많은 젊은이와 대학생들의 암담한 고통과 현실 서민들의 등골 휘게 하는 대책없는 비싼 대학등록금을 보면 체증처럼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사람이 그 본분에 충실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열심히 사는 데 그 이상 바랄 게 무엇일까 지금 그 애는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것으로 고맙고 행복하다 사는 건 힘겹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내 안에 열정과 도전이 있다면 그 힘은 크고 아름답다 생각한다 요새는 날마다 최면을 건다. 그저 잘 될 거라고. 그 애는 꼭 성공할거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결과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지금 딸애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나중 어떤 일에도 마음 아프지 않게 잘 되기를 바라고 더 힘내기를 응원하며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딸애에게 제일 이쁘고 사랑스럽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긴 雨期속이지만 나는 희망의 불빛으로 밝고 환하게 한 계절을 지나려 한다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온다는 예보다, 그 애가 젖지 않게 큰 우산을 들고 마중나가야겠다 부자아빠는 못되지만 아이가 비에 젖지 않게 큰 우산이라도 되고 싶다 이제 곧 객지에서 씩씩하게 집으로 오는 딸에게 화이팅! 하며 하이파이브라도 해주어야지 부디 건강지키고 남은 시간 힘내길 바란다 2011년 7월 6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