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을 듣다

세피아빛 메모

먼 숲 2010. 11. 29. 13:29

 


         

         

         

         

         

         

         

        <사진 : 블러그 우두망찰 세상보기에서>

         

         

         

         

         

         

         

                기억은 허구다

        우리는 부끄러운 부분은 잊어버리고

        가장 밝은 부분과 가장 어두운 부분만 선택하여

        인생이라는 널찍한 융단에 수를 놓는다

                      나는 사진과 글을 통해 내 존재의 덧없는 상황을 이겨내고

        사라져가는 순간들을 붙들어 과거의 혼돈을 벗겨내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매순간은 순식간에 사라져 금방 과거가 되어버린다

        현실은 하루살이같이 덧없고 변하는 것이며 순수한 그리움일 따름이다

         

        <이사벨 아옌데의 "세피이빛 초상" P389>

         

                우리가 온전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결국 우리가 엮어놓은 기억뿐이다

        각자 자기 역사를 이야기하기 위한 빛깔을 고른다

                      나는 백금 사진의 영구적인 선명함을 고르고 싶다

        그러나 내 운명에는 그런 빛나는 구석이 조금도 없다

                      나는 모호한 색깔들과 불분명한 미스터리,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 인생의 이야기는 세피아빛 초상의 색조를 띤다

         

        <이사벨 아옌데의 "세피아빛 초상" P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