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 가을과의 작별
이제 먼 길 떠나셔도 됩니다 당신의 머뭇거리며 흔들리는 모습 겨울엔 더이상 비틀거리지 않습니다 당신과의 이별을 오랜 헤어짐이라 생각치 않습니다 이제 제가 이 가로수 길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별은 애당초 조용한 운명의 순간일 뿐 우리와의 시간에 약속이란 건 없었습니다 당신이 떠나던 아름다운 뒷모습처럼, 어느날 저도 홀연히 당신을 따라갈 걸 소망합니다 하여 해마다 이 거리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쓸쓸한 겨울이 오기 전 눈부신 당신의 옷자락 거두고 싶습니다
흩어지는 낙엽 사이로 버스가 오는가 봅니다 먼 길, 안녕히 가시기 바랍니다 기억처럼 하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2010년 11월 29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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