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을 듣다

그리움 / 구 석 본

먼 숲 2010. 9. 29. 12:11

 

 

 

 

 

 

 


  

  

 

 

 

 

 

 

그 리 움 / 구석본


나의 애인은 언제나 만리 밖에 서 있다
내가 눈부신 목소리로 사랑한다 하면
사랑 밖에 서 있고
그립다 하면  그리움 밖에 서서
불빛처럼 깜빡이며
나의 가슴을 깨우고 있다
나의 그리움이 만리까지 쫓아가면
또, 만리 밖에 서는 나의 애인아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이승에서 풀리지 않는 그리움 하나 뿐인 것을
만리 밖에서 보내는
불빛 같은 그대 신호로

비로소 안다

 

 


 

 

■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이승에서 풀리지 않는 그리움 하나 뿐인 것을

.

.

.

 

늘 그랬다

아직도 그 그리움이 무언지 모르지만

  그리움은

나의 만리 밖에서 나를 부르고 나를 깨운다

그 안개속같은 그리움의 존재를 쫓아

오늘도 바람이 되고, 숲이 되고, 새가 되고

 

뜬금없이 이 시가 가슴에 풀물처럼 번져온다

아직도 그리운게 있다는 거

아직도 내 마음의 뒷뜰에 가을꽃이 피고 있나보다

청태 낀 깊은 우물속에

아직도  달이 뜨고 별이 지는가 보다

누군가 우물속을 들여다 보는가 싶다

 

 

2010년 9월 29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