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숲 2010. 7. 23. 16:40

 

  

  
 
 
 
 

 

 < 사진 : 우두망찰 세상보기에서 >

 

 


목젖까지 강물이 불어
차올랐던 그리움
 급물살에 휩쓸리는 날이면
비 그친 강하구에 선다

 

불어난 강물은
바다의 경계를 지우고
위험수위에 도달한
내 안의 슬픔마져 무너뜨린다

홍수에 밀려 부유하는 것들
빠르게 비구름처럼 흘러가면
혹시 내가 잃어버린 일부는 아닌지

기억의 상류에서 실종된
오래된 약속은 아닌지
통곡하듯 오열하는 탁류를 내려다 본다

분명 잃어버린것들이 많은데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혹여 내 잠들었던 깊은 계곡에서
여기 강하류까지 흘러오지 않았을까

 

돌아오지 않을 세월
먼 바다에 이르기 전
한번쯤 다시 만나고 싶어
물소리도 없는 강가에 서서
마냥 나를 기다리고 있다


2010년 7월 23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