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산그림자

십일월의 통신

먼 숲 2009. 10. 30. 12:12

 

  

 

 

 

 

 

 

 

 

 

 

십일월이
먼 전신주를 따라
쓸쓸함의 평행선을 그으며 찾아옵니다

 

느즈막한 가을길을 가로질러
아득한 전신주를 통해 타전할
십일월의 소식은
윙윙 암호처럼 바람만 불었습니다

 

벌거벗은 가로수의 나목을 따라
쓸쓸하게 전해 온 기별은
퇴색한 옛 추억의 낙엽편지였습니다
서걱이다 바스러지는
마른 세월의 한숨이였습니다

 

십일월이
외로움의 소실점을 찍으며
스산한 가로수 길을 따라
무서리 내리는 간이역에서

겨울을 향한 막차를 타고 떠납니다

 

 

 

2001.11.1일.  먼    숲

 

 

 십일월의 첫날, 오래된 메모, 추억의 오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