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곰배령 가는 길에서 2 < 바람의 집을 짓다 >

먼 숲 2009. 5. 21. 12:20

 


 

 

 

 

 

 

 

 

 

 

그래, 여기쯤이면 좋겠다

내 생의 골짜기 떠돌던 바람들 모아

바람의 집을 짓는다면

물소리 벗하고 구름도 잠시 쉬는 곳

하얗게 뼈를 뉘어 하늘을 보고

밤별이 고개를 넘으면

바람소리 들려 줄 수 있는 곳

어느 날 인생은 적막했다고

바람들끼리 몸 부벼 울 수 있는 곳

그래, 이쯤이면 좋겠다

가끔은 산 새들 노래해 주고

바람의 집 마당에 꽃도 핀다고 했다

바람부는 이 능선에서

내 가난한 생의 미이라가

너만큼만 고우면 좋겠다

 

  

2009.5.22 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