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읽는 詩

시월의 고요 / 윤 관 영

먼 숲 2008. 10. 23. 02:12

    

 

 

 

 

 

 

 

 

 

 

 

 

 

시월의 고요

 


―대잠리1

 

 윤 관 영


버스를 기다리는, 시방
고요는 탱탱하다. 고요에 둘러싸여
나뭇잎은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소리도
그 틈바구니를 뚫지 못하고 있다.
냇물 소리도 고요에 눌려 납작하다.
어깃장 놓듯 달리는 레미콘 소리도
고요에 눌려 땅을 울리며 산자락으로 오른다.
그의 異名은 심심하다이다.
모가지 돌리는 것조차
그는 허락치 않는다.
휴게소의 암캐도 앞발에 턱을 묻었다.
버스가 늦는 것도 다, 이, 고요 탓이다.
멀리,
버스의 이마가 번들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