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 향 계 / 윤 관 영
<사진 우두망찰 세상보기에서>
풍 향 계
- 윤 관 영 -
그는 마주하고 있다 그저 바람 부는 대로 줏대 없이 놀아나는 것 같지만 바람만 바라는 것이다 그런 그다. 바람이 놀다 온 자리, 묻어 온 내음도 훔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투명하면서 불투명하고 있으면서 없는 바람, 바람이 바람을 미는 그 중심을 향해, 천지사방 몸을 눕혀 돌고 도는 것이다 돌지 않을 때의 불안 돌면서 제 몸 중심 잡기― 하나이면서 아닌 바람을 향한 그의 고투는 사시장철, 지금 이 순간도 계속되고 있다 창에 찔린 물고기 같은 형상…
그를 보려면 올려다보아야 한다 바람을 보려면 그를 보아야 한다, 허나 단 한번도 그는 같은 모습이 없다
<윤관영 시집 "어쩌다, 내가 예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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